U-Story'벚꽃엔딩?'…놓쳐버린 봄날의 아쉬움 메타버스서 달래보자

놓쳐버린 봄날의 아쉬움…가상공간서 벚꽃엔딩 즐기자
이프랜드 등 메타버스 플랫폼서 벚꽃 테마 콘텐츠 다양
오프라인 벚꽃축제 대신해 벚꽃 감상과 즐길거리 제공
실제보단 감동↓…오감 활용한 몰입감 높일 기술 필요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된 벚꽃 테마 월드에서 만개한 벚꽃을 누워서 감상하고 있는 아바타. (사진=제페토 캡처).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된 벚꽃 테마 월드에서 만개한 벚꽃을 누워서 감상하고 있는 아바타. (사진=제페토 캡처).



벚꽃이 훌훌 옷을 벗고 있었다

나 오기 기다리다 지쳐서 끝내

그 눈부신 연분홍빛 웨딩드레스 벗어던지고

연초록빛 새옷을 갈아입고 있다

- 나태주 -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들.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들.


올봄은 코로나19로 통제됐던 일부 벚꽃 명소들이 오랜만에 개방돼 상춘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남쪽부터 올라온 벚꽃들은 비바람 탓에 이제 대부분 떨어지고 전국 곳곳의 벚꽃 명소들도 어느새 막바지 '벚꽃엔딩'을 향해 가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혹은 바쁜 일상 때문에 만개한 벚꽃 잎을 눈처럼 맞으며 하얗게 뒤덮힌 꽃길을 걷지 못한 이들도 있다. 놓쳐버린 봄날의 아쉬움을 가상공간에서 달래보는 건 어떨까. 


"봄바람 휘날리며"…메타버스 벚꽃길 걸어보니


최근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에 벚꽃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가상세계가 구현돼 눈길을 끈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ifland)'를 비롯해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와 팀스토리 메타버스 플랫폼 '유스토리(U-Story)' 등은 봄을 맞아 가상세계에서 이색적인 벚꽃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기자도 메타버스 가상의 벚꽃 세계로 산책을 떠나봤다. 


SK텔레콤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도 전국의 많은 벚꽃 축제들이 취소되는 점을 감안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 벚꽃 테마 맵을 기획했다. (사진=이프랜드 캡처).SK텔레콤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도 전국의 많은 벚꽃 축제들이 취소되는 점을 감안해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 벚꽃 테마 맵을 기획했다. (사진=이프랜드 캡처).



벚꽃 테마 맵인 '벚꽃엔딩' 랜드에서 벚꽃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아바타. (사진=이프랜드 캡처).벚꽃 테마 맵인 '벚꽃엔딩' 랜드에서 벚꽃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아바타. (사진=이프랜드 캡처).


SK텔레콤은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도 전국의 많은 벚꽃축제가 취소되는 점을 감안해 메타버스 플랫폼에 벚꽃 테마 맵을 기획했다고 한다. '벚꽃엔딩' 랜드는 벚꽃축제로 유명한 진해 군항제 등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벚꽃엔딩 랜드는 호수 둘레길과 기차길, 소원 Zone, 한옥카페, 피크닉 Zone 등 총 6개의 테마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이날 오후 2시경 벚꽃엔딩 랜드에 들어가자 2명의 아바타가 사이 좋게 벤치에 앉아 있었다. 봄철에 어울리는 발라드가 흘러나오고 랜드 속 배치된 큰 화면에선 영상과 이미지 등을 볼 수 있다.

제페토에서도 '벚꽃'을 검색하면 벚꽃을 주제로 한 '월드'들이 줄줄이 나온다. 이 가운데 '창원특례시에서 벚꽃을 만나다'라는 월드 제목에 이끌려 들어가봤다. 이곳에서 수소 중심 도시를 형상화한 수소 기호 H 형태의 미래 창원특혜시청사와 진해 벚꽃 명소인 경화역·여좌천을 만나볼 수 있었다. 또 벚꽃 맛집이라 불리는 서울경마공원의 가상 벚꽃길을 걸으면서 귀여운 말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 밖에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 유스토리에서도 벚꽃이 휘날리는 산책로를 걸을 수 있었다. 


팀스토리의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 '유스토리(U-Story)'에서도 벚꽃이 휘날리는 산책로를 걸을 수 있다. (사진=유스토리 캡처). 

팀스토리의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 '유스토리(U-Story)'에서도 벚꽃이 휘날리는 산책로를 걸을 수 있다. (사진=유스토리 캡처).



코로나19나 장소·시간에 구애 받지 받고 가상공간에서 만나 서로 소통하고 벚꽃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메타버스의 강점이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도 원하면 언제든 찾아갈 수 있다. 나들이 옷도 장소에 따라 마음껏 바꿔 입을 수 있다. 메타버스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가상의 벚꽃길을 산책하는 것은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색다른 경험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회의나 모임처럼 다른 사람들과 소통을 목적으로 온 게 아니라 꽃을 감상하러 온 이들은 분명 실망할 것이다. 가상공간에서는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잡을 수도 없고 향긋한 꽃내음도 살결에 닿는 따뜻한 봄 기운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당연히 직접 벚꽃 구경을 하는 것보다는 감동이 덜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 벚꽃비를 맞았던 추억을 떠올리면서 기분전환을 하는 정도였다. 


메타버스에서 벚꽃이 만개한 풍경을 감상하는 아바타. (사진=제페토 캡처).메타버스에서 벚꽃이 만개한 풍경을 감상하는 아바타. (사진=제페토 캡처).



벚꽃이 만개한 로망스 다리 앞에서 신나게 춤추다 다른 아바타 등장에 당황한 아바타. (사진=제페토 캡처).

벚꽃이 만개한 로망스 다리 앞에서 신나게 춤추다 다른 아바타 등장에 당황한 아바타. (사진=제페토 캡처).



다만 가상세계 구현을 위한 연구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메타버스 관련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가상현실콘텐츠산업협회 명예회장인 김동현 공학박사는 앞서 AI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메타버스 구현에 있어 핵심은 '느끼게 하는' 기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즉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오감을 이용해 소통하듯 기본적인 인간의 오감을 활용해 커뮤니케이션을 원할하게 돕는 것이 바로 가상세계 구현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라는 설명이다. 

김동현 박사는 "오감을 다루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융합돼야 하기 때문에 시각적 측면에서 실제에 가까운 가상현실 영상을 구현한다고 해도 나머지 네 가지 감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분야의 기술을 접목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세계 구현 기술이 날로 발전함에 따라 이제 일상에서도 실제처럼 몰입감 높은 가상세계를 즐길 수 있는 환경에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향후에는 가상세계에서 벚꽃길을 걷을 때 향긋한 꽃내음을 맡으면서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을 맞는 것 같은 생생한 경험으로 힐링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  

AI타임스 윤영주 기자 yyj0511@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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